의학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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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2 흔한 어지럼증의 원인, 전정신경염이란? 삼성스마트신경과의원

    안녕하세요. 삼성스마트신경과의원 신경과전문의 박재현입니다.

    #전정신경염(Vestibular neuritis)은 이석증과 더불어 매우 흔한 질환으로, 전정신경에 염증이 생겨서 빙글빙글 도는 어지럼증이 가만히 있어도 좋아지지 않고 계속됩니다.

    대부분 며칠에서 몇 주 정도 계속되다가 저절로 회복이 됩니다.

    뇌간이나 소뇌의 급성 뇌졸중에서도 전정신경염과 동일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서 진단에 주의를 요합니다.

    1. 원인 및 발병기전

    - 바이러스 감염 자체 혹은 감염후 염증 반응 때문에 전정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신경에 염증이 생기고 붓게 되면 신경의 기능이 떨어집니다. 전정신경은 우리 몸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전정기관(평형기관)으로 부터 들어오는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신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여 어지럼증이 생깁니다.

    위 그림 설명을 드릴게요.

    가만히 있을 때는 좌우에서 들어오는 신호가 동일해야 합니다(가만히 있을 때도 끊임없이 신호는 뇌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A).

    하지만 좌측에 전정신경염이 생겨서 신호가 차단이되거나 약해지면 좌우 불균형이 발생합니다(B).

    그로 인하여 가만히 있어도 오른쪽으로 회전하는 것 처럼 느낍니다.

    2. 증상

    매우 심한 #어지럼증 #메스꺼움 #구토 #보행장애(균형을 잡기 힘듬)의 증상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때의 어지럼증은 '현훈' 양상으로 가만히 있어도 빙글빙글 돈다고 느낍니다.

    이석증에서는 가만히 있으면 어지럼증이 좋아지지만, 전정신경염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계속해서 지속이 됩니다. 어지럼증 정도는 심하여 대개 매우 힘들어합니다.

    구토 증상도 심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몇 차례씩 구토를 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때 눈을 보면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눈이 떨리는 증상(안진)이 발생하며, 오른쪽이나 왼쪽을 보면 더 심해집니다.

    평형기능에 문제가 생기기 때무에 걸을 때 한쪽으로 넘어지려고 하는 경향이 생깁니다.

    하지만 아예 못 걸을 정도는 아니고, 기울어지지만 걸을 수는 있습니다.

    반면 뇌졸중에서는 어지럼증 및 구토 증상은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대신 균형장애/보행장에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서, 심하게 어지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걸음은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뇌졸중에서 흔히 동반이 되는 구음장애(발음장애), 얼굴 혹은 팔다리 마비, 피부감각이상 등의 증상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드물게 물체가 위아래 두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두개로 보인다면 뇌졸중일 가능성이 훨씬 더 높습니다.

    대개 청력기능은 정상입니다. 간혹 청력도 같이 떨어질 때가 있으며, 전정신경 문제가 아니라 내이의 평형기관(전정기관) 및 달팽이관 모두에 염증이 생겨서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이럴 때면 미로염(Labyrinthitis)이라고 부릅니다.


    3. 진단

    전정신경염은 검사로 확진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닙니다.

    병력청취와 진찰소견이 중요하며, 몇몇 검사는 보조적으로 시행하게 됩니다.

    앞서 설명했던 것 처럼 어지럼증이 갑자기 발생해서 지속이 되며, 진찰상에서는 안진이 관찰되어야 합니다. 안진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좌우 평형기관의 불균형이 있으면 꼭 관찰이 되어야 합니다. 어지러움 여부는 본인만 알 수 있지만, 안진을 관찰하면 실제 어지러운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정신경염에 특징적인 안진소견이 있어, 거기에 잘 맞으면 전정신경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아래 동영상은 매우 전형적인 좌측 전정신경염 환자의 동영상입니다.

    오른쪽으로 튀는 안진이 관찰됩니다. (좌우는 환자기준이므로, 우리가 볼때는 화면의 왼쪽을 볼때 안진이 심해집니다.)

      

    좌측 전정신경염이 있는 분의 안진검사입니다. 우측으로 계속되는 안진(눈떨림)이 관찰됩니다

    그리고 다른 몇몇 신경학적 검진을 통해 해당 전정신경 기능 저하 여부를 확인하게 됩니다.

    이는 다른 신경검사(VEMP등)에서도 보조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정신경염이 의심되어 응급실을 방문하면 MRI를 시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전정신경염 자체를 진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증상이 비슷한 뇌간부위나 소뇌부위 뇌경색 혹은 뇌출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시행합니다.

    뇌경색/뇌출혈은 제때 진단을 못하면 더 악화될 수도 있기때문에,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전정신경염이 강하게 의심이 되더라도, 임상소견이 전정신경염에 딱 들어맞지 않거나, 뇌졸중 위험이 높을 경우에는 MRI를 시행하게 됩니다(물론 진찰상 뇌졸중이 의심되는 소견이 있으면, 당연히 MRI를 시행합니다).

    4. 감별진단(비슷한 질환)

    전정신경염 처럼 어지럼증(현훈)을 나타내는 질환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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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초성(평형기관 혹은 전정신경의 문제)

    - 이석증, 메니에르병, 대상포진 바이러스 감염(람세이 헌트 증후군), 내이손상(충격에 의해) , 코간증후군, 청신경초종, 아미노글리코사이드(항생제의 한 종류) 독성, 중이염

    중추성(뇌의 문제)

    - 편두통성 어지럼증, 뇌간/소뇌의 뇌경색이나 뇌출혈, 키아리 기형, 다발성경화증, 발작적 운동실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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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정신경염을 진단할 때는 다른 질환, 특히 뇌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꼭 유념해야 합니다.

    일부 뇌경색은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구분이 어렵기도 합니다.

    병력청취 및 신경학적 진찰을 잘 하면 대부분 구분해 낼수 있지만, 간혹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뇌MRI 를 통해 뇌경색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저도 그러한 경험이 있는데요. 예전에 한 노인이 어지럼증으로 내원하였고 병력 청취 및 진찰을 하고 나서는 전정신경이라고 진단을 했습니다. 뇌경색을 의심할 만한 소견은 없었으니깐요. 하지만 고령에 고혈압 등 뇌경색 위험인자가 있어서 MRI를 찍어보았고, 작은 뇌경색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때 MRI를 찍어보지 않았다면, 뇌경색 진단은 내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5. 치료

    치료는 크게 세부분으로 나눕니다. (1) 염증억제, (2) 증상조절(어지럼증, 구토), (3) 재활운동 입니다.

    (1) 염증억제 치료

    - 스테로이드: 앞서 설명했듯이, 전정신경염은 신경에 염증이 생겨서 발생합니다. 이에 염증을 억제하는 스테로이드라는 약을 처방합니다. 스테로이드는 아주 강력한 항염증 약물입니다. 오래 복용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 고용량(보통 프레드니손 60mg-12알 혹은 메틸프레드니솔론)로 시작하여 차츰 줄여나가서 총 2-3주 정도 복용후 끊습니다. 여러 연구에서 스테로이드가 후유증을 줄여준다는 것이 입증되었기 때문에 전정신경염이 생기면 빠른 시간 내에 병원을 방문해서 스테로이드를 꼭 처방받아야 합니다.

    - 항바이러스약: 주로 바이러스 때문에 생긴 염증이기 때문에, 항바이러스약을 대개 7일간 복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항바이러스약이 스테로이드 단독 치료에 비해서 추가적인 이득이 없다는 연구가 있기 때문에 항바이러스약을 꼭 처방해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상포진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는 람세이-헌트 증후군 때는 항바이러스 제제를 처방합니다)

    (2) 증상조절

    - 어지럼증을 줄여주는 약물과 메스꺼움/구토 증상을 줄여주는 약을 처방합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어지럼증을 줄여주는 약은 장기간 복용할 경우 오히려 나쁜 영향을 줍니다. 전정신경기능의 이상에 우리 뇌가 적응을 해야하는데, 적응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지럼증을 줄여주는 약은 2-3일만 복용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재활운동

    - 어지럼증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하면 더 빨리 회복이 되고 후유증도 줄어듭니다. 어지러우니깐 자꾸 가만히 누워있으려고만 하는데, 오히려 회복이 늦어지므로 자꾸 움직이고 재활운동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발병후 1-2일 후 어지럼증이 조금 좋아지면, 바로 전정재활운동을 시작하십시오. 전정재활운동은 링크로 대신할게요~

    https://blog.naver.com/smartneuro/221851914053

    6. 예후 및 경과

    대개 하루 이틀 심하게 어지럽다가 점차 좋아집니다. 심한 어지럼증은 며칠내지 2-3주 정도면 좋아지지만, 야간의 어지럼증이나 균형장애는 몇달간 계속될 수 있습니다. 처음 며칠만에 어지럼증이 빨리 좋아지는 것은 뇌가 적응해서 그런것으로 보고 있습니다(신경자체가 며칠만에 회복되지는 않습니다).

    이 병이 재발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103명의 전정신경염 환자를 10년간 추적관찰한 연구가 있었는데, 2명만이 재발했다고 합니다.

    심한 어지럼증을 한번 경험했기 때문에, 이후에 공황장애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2년내에 10%의 환자에서 공황장애가 발생했다고 보고하였습니다.

    전정신경염이 대해서 알려드렸습니다.

    초기 치료가 중요하니 빙글 도는 어지럼증이 있으면 반드시 진료 받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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